건축 토요 이토 건축사무소 디자인 협업 가나다 미쓰히로, 도키 켄지, 도쿄예술대학, 미야기 대학 구조 ARUP 생산 캐탈리스트, 고 시젠 고보, 스튜디오 아르케 진행 리쉬이야기 협업 아사히 빌딩월, 테이진, 쯔쭈미 아사키치 우루시
1941년 서울에서 태어난 이토 토요는 도쿄대학교에서 건축을 공부했다. 기쿠타케 기요노리 건축사무소에서 일한 후, 1971년에 어번 로봇을 설립했고, 이후 토요 이토 & 어소시에이츠가 되었다. 이토 토요는 세계를 무대로 새로운 건축의 최전선에서 혁신적이면서도 편안한 공간을 실현하는 건축을 해왔다. <순환폴리>의 주제를 생각하며 어린 시절 기억에 남아 있는 전통 기법 옻칠을 작업의 출발점으로 삼았다. 옛날에는 부서진 물건을 버리지 않고 수리해서 재사용하는 일이 다반사였다. 옻칠 같은 전통 재료가 요즘은 희귀하고 비싸졌지만, 한때는 불상, 생활용품, 건축 마감 등 일상생활 속에서 흔하게 쓰였던 자연 접착제이자 항균 페인트다. <옻칠 집>은 옻칠을 구조 재료로 사용한 세계 최초의 건축 프로젝트다. <옻칭 집>을 통해 자연 재료의 가치를 재평가하고, 숲을 보존하며, 순환적인 업사이클링 경제로 나아가는 변화를 촉진한다.
첸 진 예는 미국에서 교육을 받은 캐나다 출신의 건축가로 현재 도쿄에 거주하며 토요 이토 건축 사무소에서 근무하고 있다. 국제 경험이 많고, 건축의 공공성, 역사, 문화적 성격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프로젝트에 참여해왔다. 첸의 작업과 연구는 건축이 역사적, 문화적 서사를 보존하고 해석함으로써 공동체와 어떻게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지를 이해하는 데 집중되어 있다. <옻칠 집>에서 첸은 이토 토요의 멘토링 아래 셸 구조의 개념부터 세부 유닛 디자인까지 전반적인 작업을 아울렀다. 옻칠 전문가들과의 역할 조율, 재료 성능 연구, 한국의 기획팀과의 소통도 첸의 몫이었다. <옻칠 집>은 환경을 위한 건축에 대한 그녀의 신념을 공고하게 해주었다. 자연 재료를 사용해 건축 공간을 재정의한 <옻칠 집>은 전통 장인정신이 현대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 실질적으로 탐구하는 도전적인 프로젝트였다. <옻칠 집>은 혁신적 건축이 전통을 존중하면서 사람과 환경을 연결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프로젝트였다.
타카츠카 노부아키는 대지진과 쓰나미로 일본이 큰 피해를 입은 2011년 토요 이토 건축 사무소에 합류했다. 재난은 오랫동안 형성된 지역 사회와 도시를 파괴했다. 이토 토요는 이때 새로운 사회적, 공간적 관계를 형성하는 ‘모두를 위한 집’ 이니셔티브를 시작했다. 타카츠카는 건축이 변화를 주도하고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갖고, 변화를 위한 설계에 집중하고 있다. <옻칠 집> 에서 이토 토요의 지도 아래 개념 제안과 유닛 디자인 작업을 맡았다. 또, 옻칠의 기후 저항성과 내화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연구에도 참여해 이전에는 없던 내화 특성을 얻어내는 데 성공했다. 그는 <옻칠 집>에서 전통 기법과 현대 기술을 통합해 옻칠의 재료적 가능성을 넓히고 새로운 건축 표현을 탐구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그럼으로써 건축에서 옻칠의 가치를 재정의하고, 생산을 촉진하며, 산림 산업 내에서 긍정적인 순환을 촉진하고자 했다. 타카츠카는 이번 프로젝트가 건축을 혁신적으로 발전시켰을 뿐만 아니라 사람과 자연환경 간의 새로운 연결을 확립하기를 바랐다.
일본에 회사를 두고 있는 토키 켄지는 일본 옻칠 우루시의 표현을 탐구하는 현대 장인이다. 미야기대학의 교수이며, 1995년부터 국제 전시를 꾸준히 해오고 있다. 디지털 제작 기술과 다양한 기법이 공예, 예술, 보석, 가구의 옻칠 작업에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를 연구하고 있다. <옻칠 집> 에서 토키는 간시츠(종이, 대마, 흙, 우루시로 모델링한 건식 래커)의 개발을 맡아 건축 구조로 발전시켰다. 새롭게 개발한 건췰 기법의 혁신은 상상할 수 없었던 높은 생산성과 품질을 달성했다. 전통 공예를 현대 공학 실험과 디지털 디자인으로 향상시켜 건축 분야에서 활용 가능하게 만든 것은 역사적 사건이다. 디지털 창작에 대한 큰 관심과 무한한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토키는 결코 공예를 포기하지 않는다. 장인 정신이 디지털 창의성에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http://kenjitoki.com)
토키 켄지가 교수로 재직 중인 미야기대학은 전통적인 디자인 교육에 실무 프로젝트 디자인 방법을 접목한 독특한 커리큘럼을 갖고 있다. 토키 교수의 연구실에 있는 학생들은 옻칠의 가능성을 탐구하며 디지털 디자인과 제작 기술을 배우는 동시에 전통 기술도 익히고 있다. 학생들은 개인 연구를 진행하면서 <옻칠 집>의 첫 번째 프로토타입 제작을 담당하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건축물에 필요한 대량의 재료를 안정적으로 생산하는 것은 처음 경험한 일이었고, 생산 과정은 매우 어려웠다. 하지만 학생들은 자신들의 연구에서 얻은 지식을 <옻칠 집> 생산 과정에 적용해 프로젝트를 완성해냈다.
사토 카즈야는 옻칠이 생산되는 도호쿠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젊은 옻칠 장인이다.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전통 공예 기술을 최신 기술과 적극적으로 연계하는 새로운 유형의 장인이다. 그는 지난 10년 동안 토키 켄지와 함께 다양한 기술 개발을 해왔다. <옻칠 집> 프로젝트에서는 일본의 지역 장인 팀을 이끌며 간시츠 생산을 담당했다. 토키의 방법을 실제 생산 공정으로 개발하는 과정에서 시행착오가 불가피했지만, 그가 이뤄낸 결과는 새로운 활로에 대한 기대감을 일으켰다. 일본에서는 옻칠 산업의 장인들이 경제적 어려움에 처해 있는 한편, 시대 변화에 따라 전통적 관행과 규범에 얽매이지 않고 독자적인 사업을 시작하는 장인도 점점 늘고 있다. 사토는 새로운 분야와 기술의 도전을 받아들이는 젊은 장인 중 한 명이다.
카나다 미츠히로는 도쿄예술대학 건축학부의 구조공학 교수다.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에서 건축 디자인과 구조 공학을 공부했다. 대학원 과정을 마친 후 엔지니어링 컨설팅 회사 아럽(Arup)에 입사해 런던과 도쿄에서 일했다. 주요 작업으로는 렌조 피아노의 메종 에르메스와 이토 토요의 타이중 국립극장이 있다. 제12회 마츠이 겐고 특별상과 제44회 BCS 상 등 많은 상을 받았다. 학제 간 기술 접목과 디자인과 기술의 가능성을 끊임없이 탐구하는 그의 정신은 <옻칠 집> 작업에서 잘 나타났다. <옻칠 집>은 토키 켄지와 10년간 협력의 결실로, 현대 간시츠를 가구와 건축의 기초로 개발해낸 결과물이다.
카나다 미츠히로 연구실은 도쿄예술대학 건축학부의 구조 디자인 연구실이다. 세키타 주타로와 팡 시타오(M2), 이토카즈 미오, 나가하마 소타, 호소다 코타(M1)가 <옻칠 집>에 참여해 재료와 세부 사항을 연구하고, 모형 패널을 제작했다.
카이 타카히로는 건축가이자 장인으로 스튜디오 아르케(studio arche .inc)의 창립자이자 도쿄예술대학 건축학부의 연구 조교수다. 그는 식기, 가구, 조각, 설치 미술, 건축 등 여러 분야에 걸쳐 다양한 규모의 작업을 디자인하고 제작한다. <옻칠 집> 프로젝트에서 타카히로의 주요 역할은 첫 번째 프로토타입과 <옻칠 집>의 개구부의 목재 아치를 디자인하고 제작한 것이다.
스페이스 마케팅을 전문으로 2007년에 시작한 ㈜리쉬이야기는 2017년, 2019년, 2021년, 2023년 4회 연속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의 전시 대행업무를 총괄하며 크고 작은 건축 관련 전시 업력을 쌓고 있다. <순환폴리>에서는 양희석 소장, 신용석 이사, 손보라 차장, 김선민 책임, 김진태 기능사, 정용희 PM이 참여하여 <옻칠집>의 진행을 맡았다. <옻칠집>은 이토 도요의 건축, 토키 겐지의 옻칠 공예, 가나다의 셸 구조를 조율하여 구현해야 특수하고 지난한 과업이었다. 리쉬이야기가 그 동안 건축 관련 프로젝트로 쌓았던 노하우가 어려운 프로젝트의 진행 속에서 응집된 경험들이 발현되었다. 공예를 건축으로 풀어내는 과정 속에서 실내건축의 한 분야에서 한 단계 더 성장하고 있는 경험도 쌓고 있다. 작가들의 장인정신, 수공예의 정직함, 최고의 건축을 구현하는 것이 시간, 예산, 공간의 한계에 부딪히곤 했다. 하지만 일본팀과 공조해 거의 매주 새로운 솔루션들을 논의하고 테스트하며 해결해 나갔다. 최종 결과물을 완성하기 위해 구성원 모두가 옻칠도 직접 배우고, 운송이 까다롭고 비싼 옻칠 패널을 직접 일본을 오가며 실어 나르는, 이 뜨거운 여름 날씨처럼 열정을 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