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아이콘 광주폴리를 위하여
광주만의 문화풍경 광주폴리, 그 다섯 번째 <순환폴리>가 완성되었습니다. 이번 5차 광주폴리의 주제는 ‘순환’입니다. 기후변화라는 지구인의 과제를 담았습니다. 광주폴리를 설치하는 데 순환 건축 재료를 사용했습니다. 광주, 완도, 고흥, 담양, 나주, 여수의 천연자원와 재활용 자원, 예를 들어 굴과 꼬막 패각을 이용한 벽돌, 미역을 이용한 구조로 광주폴리를 만듭니다. 배형민 교수가 총감독을 맡아주었고, 분야별 6명의 큐레이터, 국내외 4개 팀의 작가들이 열정적으로 일하여 의미있고 성공적인 프로젝트를 구현하였습니다. 5차 광주폴리로 설치된 작품은 동명동 푸른 길에 ‘숨쉬는 폴리’(조남호)와 ‘옻칠 집’(이토 도요), 동명동 ‘이코 한옥’(어셈블 + BC + 아틀리에 루마), 아시아문화 전당에 ‘에어 폴리’(바래)입니다. 이들 작품은 광주폴리 둘레길의 거점이기도 합니다. 순환이라는 주제에 맞게 5차 광주폴리는 광주 도심에 둘레길을 조성했습니다. 시민들이 걷기 편하고, 휴식할 수 있고, 좋은 행사에 참여할 수 있는 장소입니다. 건축 재료, 공예, 음식 문화 등 어린이와 일반 시민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이번 5차 광주폴리를 더욱 풍성하게 했습니다. 광주폴리는 광주시 도시재생의 일환입니다. 2010년에 시작하여 지금까지 광주 곳곳에 만들어진 32개의 폴리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광주폴리는 시민을 위한 일상 속 작은 이벤트이자 도시의 일부로 자리잡아 가고 있습니다. 시민의 사랑을 받고 있는 광주톨게이트 관문형 폴리 ‘무등의 빛’(이이남)과 광주영상복합문화관 옥상의 ‘뷰폴리’(리얼리티즈)도 광주폴리로 설치된 작품입니다. 해마다 세계 여러 도시의 건축가와 예술가들이 광주를 찾습니다. 소규모 공공 건축물 성격의 폴리는 짧게는 1년, 길게는 2년에 걸쳐 작업이 진행되고, 작가들은 광주와 세계를 연결합니다. 광주폴리가 쌓아온 경험과 결과는 광주를 세계적인 문화 도시로 만드는 자산이 됩니다. 광주폴리가 쌓아온 고민의 크기만큼 광주비엔날레와 함께 광주의 대표적 문화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하기를 기원합니다. 시민들의 많은 사랑을 기대합니다. 고맙습니다.
강기정 광주광역시장
올해로 다섯 번째를 맞은 광주폴리는 ‘순환폴리’를 주제로 기후변화 시대에 자원의 순환을 진지하게 다룹니다. 거시적인 환경, 사회, 경제 차원뿐만 아니라 이제는 일상에서도 그 영향이 체감될 만큼 기후변화는 우리 시대가 마주한 가장 중요한 이슈입니다. 5차 광주폴리는 ‘기후 위기 대응’이라는 구호를 던지는 데 그치지 않고, 네 개의 폴리를 만드는 과정에서 자원과 재료의 순환을 면밀히 관찰하고 순환 경제의 가능성과 한계를 타진합니다. 실천적 차원에서 ‘재활용 건축’을 방법론으로 삼아 자연과 산업 사이에서 나오는 부산물과 폐기물로 재생 가능하고 환경 친화적인 자재와 공법을 실험합니다. 기후, 자원, 순환이라는 큰 변화의 시대에 새로운 건축의 역할을 제시하는 것이 올해 5차 광주폴리의 주제입니다. 이번 광주폴리는 사전에 연구개발 과정을 거쳤습니다. 자원 생산과 제조망이 지구화된 세계 경제의 틈 사이에서 현지 자원과 재료의 가능성과 탄소 배출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자 노력했습니다. 모든 참여 팀이 함께 2년에 걸쳐 광주와 전남 지역을 중심으로 순환 가능한 폴리의 재료를 연구하는 과정은 그 자체만으로도 중요한 의미가 있었습니다. 이후 각 팀은 이 경험과 지식을 기반으로 각자의 주제를 강화하고 실현하였습니다. 시민 프로그램도 세계의 기후변화와 관련한 공동의 인식을 나누고 광주 일대의 기후 및 생태적 변화에 대해 시민들이 지속적인 관심을 갖도록 기획, 운영하고 있습니다. 네 개의 순환 폴리를 매개로 우리가 마주하는 기후변화 시대에 필요한 새로운 건축 재료와 공법을 시민들과 함께 익히고, 진보적인 재활용 건축 시스템을 실천하는 현장으로 꾸려지고 있습니다. 더불어, ‘순환’이라는 주제를 계기로 삼아 지난 10여 년 동안 곳곳에 세워진 30여 개 기존 폴리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광주폴리 둘레길’도 조성되고 있습니다. 광주폴리는 특별한 건축 문화 자원으로 광주의 도시 브랜딩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고, 광주의 역사적·문화적 토대 위에 예술적 융합을 시도하고, 쇠락한 구도심에 활기를 불어넣어 왔습니다. 앞으로도 차별화된 공공시설물과 공공디자인 개발을 구체화하고 실천하는 도구 역할을 지속해가면서 시민들이 걷고 머무를 수 있는 도시의 입체적인 발전을 도모할 것입니다.
박양우 (재)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