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과 R&D 바래 원료 제공 바다랑해초랑, 마린앤바이오 <에어 폴리> 위치 아시아문화전당 어린이문화원 로비 (2024년 6월 18일-7월 14일) 사진캡션 바래, 배형민
<에어 폴리>는 산업 부산물과 해양 폐기물을 활용하여 생태계의 선순환을 이뤄가기 위한 ‘재활용 건축’이다. <에어 폴리>는 비닐하우스를 재해석하여 해조류를 기반으로 환경 친화적인 생분해성 비닐로 제작된 건축 구조물이다. 바다 쓰레기가 되었을 미역 줄기로 생산된 해조류 필름은 쓸모를 다한 후 토양 또는 해양 생태계에 쉽게 흡수될 수 있어 폐비닐 대체재로 쓰일 수 있다. 해조류 원단 사이 공기층을 만들어 내구성이 있도록 구조적으로 보완하고, 가구, 제품, 의류로 쓰임을 확장한다. 조립, 해체, 이동이 자유로운 모듈 방식의 공간 구조는 재생의 관점에서도 중요하다. 이 같은 순환 시스템을 통해 재료가 버려지지 않고 다른 쓰임으로 연결될 수 있다. 유동적인 현대적 삶을 반영하는 공간과 구조는 바래(BARE)가 지속적으로 실천하고 있는 실험 주제이기도 하다. <에어 폴리>의 제작, 사용, 분해 과정을 통해 토양과 바다에서 도심의 식탁과 공간으로, 그 후 다시 땅과 물로 돌아가는 해조류 비닐의 새로운 생애주기를 살펴본다.
바래
미역 부산물에서부터 생분해성 수지와 컴파운드까지 해조 플라스틱 필름을 만드는 데 쓰이는 재료. 미역의 함유량, 두께에 따라 필름의 성질이 달라진다.
정성오 박사의 해조류 바이오 플라스틱 생분해 주기 연구. 옥수수 전분 등 고분자 PLA와 2,000mesh 이상으로 가공된 해조 초미분체가 섞인 멀칭 비닐의 생분해 실험을 했다. 일정 기간 이후 토양 샘플 표면에서 비닐이 분해되는 모습을 확인했다. 특정 조건만 갖추면 미생물로 완전히 분해되는 생분해성 플라스틱의 사용과 폐기가 실제로 가능하다. 이를 위한 시설 건립과 운영의 공공의 과제로 남아 있다.
바래는 PLA 기반의 생분해성 원료에 미역 건조 파우더 함량과 색상 안료의 배합을 조절하면서 다양한 생분해성 해조 시트 샘플을 제작했다.
전남 고흥 미역 양식장 인근에 있는 비닐 공장. 농업용 멀칭 비닐 해조류 컴파운드를 기반으로 생분해성 해조 비닐의 두께, 폭, 색상을 테스트했다. 이곳은 종량제 봉투를 생산하는 공장으로 필름을 넓은 폭으로 대량 생산이 가능했지만, 필름 두께와 표면 균일도에 문제가 있었다. 첫 번째 샘플로 생산된 시트 첫 부분을 바래의 전진홍 소장이 살펴보고 있다.
2024년 3월 고흥 비닐 공장에서 해조 필름을 블로잉 기계 공정을 거쳐 제작했다. 이곳에서 생산된 200m 길이의 필름은 홍익대학교 섬유미술패션 디자인학과와 협업으로 연결해 약 20벌분의 의복 원단으로 제작되어 <에어 폴리>와 함께 선보인다.
2024년 4월 대구의 섬유 연구소에서 고흥 공장에서와 다른 압출 성형 방식으로 해조 시트를 제작했다. 블로잉 방식보다 시트 폭은 줄어들었지만, 두께는 400마이크로미터 정도로 더 두껍게 균일한 표면의 시트를 생산할 수 있었다. 일정한 공기압을 견뎌야 하는 <에어 폴리>의 공기 구조체에 사용된다.
2023년 5월 해조 필름을 열접합한 후 공기를 주입하는 테스트를 시흥에 있는 공장에서 진행했다. 여러 종류의 샘플 중에서 필요한 공기압을 견딜 수 있는 필름 두께를 찾는 것이 관건이었다.
2024년 5월 <에어 폴리> 표피 모듈을 위해 제작된 샘플. 금형의 접합 위치와 결합 디테일에 따라 형태가 달라진다.
<에어 폴리>의 바닥과 가구는 물에 뜨는 부표로도 사용할 수 있도록 고안했다. 순환 경제의 취지에 맞게 다른 쓰임으로 전환되는 디자인 전략이다. 광주에 있는 사출 공장에서 흰색 부표의 일대일 목업을 3D 프린팅으로 만들었고, 해조 컴파운드로 원형 부표의 사출 공정을 테스트했다. 바닥의 부표와 상부 공기 구조의 모듈 조합으로 다양한 변형이 가능하다.
<에어 폴리> 단일 모듈 목업. 사물에서 공간 단위까지 사용자나 공간의 쓸모에 따라 모튤을 재조합할 수 있다. 삼삼오오 모여 쉬거나 통로 기능을 하는 공간을 여러 가지 형태로 조합할 수 있는 가변형 구조체다. 각종 제품을 특정 목적을 위해서만 디자인하거나 한 번 사용하고 폐기하는 우리의 일상생활 방식에 문제를 제기한다.
<에어 폴리>에 사용된 생분해성 해조 필름은 식물 모종을 옮길 때 사용하는 식물 가방 키트에서 쓰인다. <에어 폴리>의 제작은 같은 재료가 다양한 스케일을 넘나들며 여러 산업으로 확장되어 쓰이는 가능성을 탐색하는 기회가 되고 있다.
대구의 섬유 연구소에서 생산한 네 종류의 생분해성 해조 원단. <에어 폴리>의 구조체와 외피 모듈로 활용된다.
생분해성 해조 필름을 만드는 압출 과정에서 나온 부산물. 미역 부산물과 모양이 닮았다.
생분해성 해조 시트를 만드는 압출 과정에서 나온 부산물. 생산 과정의 오류 때문에 나온 것이지만, 엉겨 붙는 미역과 온도에 따른 플라스틱 물성의 변화가 찰나의 순간에 담겼다.